5 사회심리론

서로박 (서평): 모이의 '성 - 텍스트의 정치'

필자 (匹子) 2021. 11. 16. 11:14

토릴 모이 (T. Moi, 1941 -)의 「성 - 텍스트의 정치 (Sexual textual Politics)」는 1985년 영국의 런던과 뉴욕에서 처음으로 간행되었다. 본 논문에서 모이는 영미권의 페미니즘 문학 이론을 규명하려고 하는데, 이는 어느 나라에서보다도 영국에서 주도적으로 행해진 문학으로 간주되는 것이다. 그미는 후기 구조주의의 좌파 입장에서 자신의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모이의 견해에 의하면 지금까지 페미니즘 운동에서 결핍되어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정치적인 (다시 말해 정치 참여의) 자의식이라고 한다. 따라서 그미는 미적 카테고리의 (때로는 무의식적인) 정치적 의미 그리고 예술 이론의 정치적 증거에 관한 함축적인 미적 발언 등을 언급하고 있다.

 

모이의 견해에 의하면 영미 페미니즘 문학 이론은 이론적으로 깊은 성찰 없이 개진되었으며, 정치와 미학 사이의 상호 작용을 인식할 능력이 없다고 한다. 그러니까 모이가 보여주려는 것은 다음과 같다. 즉 많은 영미 권 페미니스트들의 작업은 전통적 인본주의적 카테고리들 (이를테면 미적 전체성, 작가의 권위, 현실에 대한 직접적인 반영으로서의 문학의 개념)을 증명 사항으로 원용하고 있다. 여성 비평가들은 이러한 카테고리들을 남성적 가부장주의와 연결시키며, 이를 공격한다고 한다. 그렇지만 페미니즘 문예 이론의 정립 작업에서 전통적 인본주의적 카테고리 자체가 도마 위에 오를 게 아니라, 오히려 (여성의 문학적 참여를 가로막던) 여러 가지 유형의 사회적 관습, 도덕 그리고 법 등이 여성 억압의 이데올로기라는 구도로 정리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모이는 이에 대한 예로서 밀레트 (Milett)의 초기 작품 "성의 정치 (Sexual politics)", 엘만 (Ellmann)의 "여성 비평의 이미지 (Images of women criticism)" 등을 들고 있다. 모이는 나중에 저술한 책에서 앤솔로지 "크리스테바 독자", "페미니즘 이론과 시몬느 드 보바르 (Feminist theory and Simone de Beauvoir)" (1990) 라는 전기 (伝記) 그리고 시몬느 드 보바르의 "지적인 여성 만들기 The making of an intectual women" (1994) 등의 문헌을 프랑스 페미니즘의 주요 관심사로 규정하고 있다.

 

또한 모이는 상기한 서적을 부분적으로 비판하기도 한다. 예컨대 모이는 시소/ 클레망의 "새롭게 태어난 여인"에 기술된 입장에 전체적으로 동조하며, 여성적 판타지를 이상적으로 칭송한다. 그렇지만 모이는 시소의 입장을 부분적으로 다음과 같이 비판한다. 즉 시소 (Cixous)는 성과 텍스트를 하나의 차원에서 결합시키고 있는데, 이는 문제가 많다고 한다. 글쓰기에 대한 시소의 생물학적 입장은 여성들에게서의 사회적으로 조건화된 차이점을 간과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시소가 간과하고 있는 물음은 다음과 같다. 특정한 사회내의 여성의 역할이 어떻게 특정하게 정해지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서의 글쓰기는 주어진 사회적 관습, 도덕, 법 등의 구체적 규범에 의해서 달리 진척될 수 있는가? 하는 물음말이다.

 

이와 유사하게 모이는 뤼스 이리가라이의 프로이트 비판 그리고 이리가라이의 여성에 대한 개념 정의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이리가라이는 다만 프로이트가 「히스테리에 관한 연구」를 집필했다는 이유로 여성 비하의 심리학적 견해를 견지했다고는 말할 수는 없다고 한다. 또한 이리가라이는 모이의 견해에 의하면 가부장적 권력이 어디서 기인하며, 역사적 경제적 조건들은 이러한 물음에 대해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가? 하는 물음을 집요하게 추적해야 옳았다고 한다.

 

모이의 정치적 이상은 누구보다도 줄리아 크리스테바의 그것과 근친하다. 실제로 크리스테바는 예술 작품의 유물론적 역사적 영역을 동시에 고려하면서, 여성성과 남성성 사이의 양극성을 주변적 존재와 가부장주의 사이의 어떤 긴장 관계로 대치시키고 있다. 이로써 나타나는 것은 사회 관습적으로 탄생할 수 있는 양성인간, 다시 말해서 양성구유兩性具有의 인간형이다. 모이의 책은 영미 그리고 프랑스 페미니즘 이론을 포괄적으로 개관하는 첫 번째 문헌이다. 이 책이 현대의 여러 가지 페미니즘 문학 이론서와 다른 점은 다음의 사항에서 발견된다. 즉 페미니즘 문학 이론의 주요 과제는 토론의 여러 형태 속에서 무엇보다도 정치적 측면과 (여성) 문학과 이데올로기 사이의 관련성속에서 발견될 수 있다는 사항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