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뮌헨 대학교 철학과 교수 가운데 볼프하르트 헹크만이라는 분이 있었다. 80년대 초에 나는 부전공의 학점 취득을 위해서 헤겔과 루카치의 강좌를 수강했는데, 이를 계기로 그분을 알게 되었다. 깡마른 얼굴에 약 2미터 장신인 그가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모습은 당시에 무척 기이하게 보였다. 안경을 낀 진지한 면모가 아니었더라면, 그는 추측컨대 틀림없이 돈키호테라는 별명을 얻었을 것이다. 사적으로 담소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그는 자전거를 애용하는 이유를 설명해주었다. 거주지가 뮌헨 동쪽 지역인 이스마닝이라서 자동차로 출퇴근하는 게 너무 불편하다는 것이었다. 하기야 뮌헨 시내는 자주 도로가 막히고, 주차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영국 공원을 가로질러 자전거를 타면, 기분이 상쾌해진다는 것을 나중에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