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승모 2

(단상. 542) 자크 라캉 읽기

자크 라캉의 주저 에크리 Écrits는 오늘날 한국어로 번역되었다. 불문학 동료들의 이야기를 참조하자면, 참으로 난해하여서, 상당한 심리학적 소양을 지니지 않으면 근접하기 어렵다고 한다.    그런데 나는 그러한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 내가 독일에서 읽었던 독일어판 라캉 책은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물론 시간이 없어서 끝까지 독파하지는 못했지만, 이해하는 데 그렇게 큰 어려움이 없었다. 내 능력이 탁월해서가 아니었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독일어의 구조가 분석적이고, 어떠한 생략도 용납하지 않는 데에서 기인한다.현재 한국에서 라캉을 공부하고 싶은 사람들은 외국어 전공자들의 업적물만 나오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말이지만, 라캉을 파고들려면 불어보다도 독일어를 공부하는 게 더 나을 성 싶다...

3 내 단상 2025.01.22

조경식 선생님의 명복을 빕니다.

조경식 박사님 (1958 - 2017)이 10월 29일 소천하였습니다. 조 선생님은 쾰른 대학교에서 문학 이론, 미학 등을 공부했는데, 90년대 초에 쾰른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셨습니다. 그분의 박사학위 지도교수는 빌헬름 포스캄프 교수였는데, 나의 박사학위 지도 교수이기도 합니다. 조 선생님은 한신대학교에서도 강의를 맡으셨으며, 로젠크란츠의 추의 미학을 혼자서 번역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특히 우리 나라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실러의 미학 연구, 니클라스 루만의 시스템 이론 등을 꿰뚫고 계셨습니다. 나는 2006년도에 조경식, 권선형, 김영목 그리고 김무규 선생님과 함께 "기억의 매체들과 문화의 전승/재구성. 상호텍스트, 영화, 역사, 연극을 통해 본 기억 매커니즘에 관한 문화학적 연구"를 수행하였습니..

1 알림 (명저) 2017.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