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a 문학 치료

서로박: (8) 문학 치료. 강의 요약문

필자 (匹子) 2024. 4. 2. 09:51

1. 헨릭 입센의 극작품 페르 귄트1: 1부의 내용은 3막으로 구성되어 있다. 페르 귄트의 아버지는 왕족 출신이었지만 술버릇 때문에 재력과 지위를 상실하였다. 그래서 주인공은 모친 오세와 무척 가난하게 살아야만 한다. 그러나 페르귄트는 이곳저곳을 방랑하며, 사람들에게 거짓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게으르게 살아간다. 마을 사람들은 늘 엉뚱한 행동만을 저지르는 페르 귄트를 아예 상대조차 하려하지 않는다. 페르 귄트는 부유한 농부의 딸, 잉그리드를 알게 되지만, 잉그리드의 집안은 페르 귄트와의 결혼을 반대한다. 결국 잉그리드는 다른 부자 집의 바보 같은 사내와 결혼식을 올리려 하고 페르 귄트는 그녀가 다른 남자와 결혼하는 것을 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다. 그의 어머니는 혹시나 아들이 말썽을 일으킬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그는 만류하는 어머니를 오두막의 지붕 위에 올려 두고 황급히 결혼식장으로 달려간다. 그러나 그를 따뜻하게 맞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는 그곳에서 청순한 모습의 관리인의 딸, 솔베이지를 만나게 되고 그녀와 춤을 추게 된다. 그러나 페르 귄트는 주위의 냉대에 대한 울분을 참지 못하고 마침내 결혼식이 끝난 뒤에 신부인 잉그리드를 납치, 산 속으로 잠입하여, 그곳에서 하루 밤을 함께 지낸다.

 

잉그리드는 페르 귄트에 대해 호감을 품고 있었지만, 자신을 납치한 그를 용서하지 않고 페르 귄트는 그녀의 이러한 태도에 불만을 표명한다. 그래서 잉그리드는 페르 귄트와 작별하고 마을로 돌아가게 되고, 사람들이 신부 납치에 대한 책임을 물으려 페르 귄트를 추적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는 더 깊은 산 속으로 도피한다. 다른 한편 오세는 솔베이지의 가족과 함께 페르 귄트를 찾아다닌다. 그런 중에도 솔베이지는 오세로부터 페르 귄트의 모든 것을 관심 있게 경청한다. 깊은 산속으로 들어간 페르 귄트는 도브르 알테 라는 신비로운 지역으로 발을 들여 놓게 된다. 그는 도브레 왕의 딸인 녹색 옷의 여인을 만나게 된다. 페르 귄트는 자신이 오세 여왕의 아들이라고 소개하며, 녹색 옷의 여인에게 구혼하지만, 눈에 상처를 내어 사물을 왜곡시켜 봄으로써 평생을 인간으로서가 아닌 삶을 살아야 한다는 도브레 왕의 말로 인해 마음을 돌리게 된다. 그러나 그들은 페르 귄트를 쉽게 놔주려 하지 않는다.

 

마지막 순간, 그가 정복당하려고 할 때 종소리가 들리고 그 소리를 들은 도브레 왕국 사람들은 불현듯 사라진다. 페르 귄트는 종소리를 듣다가 깨어나게 되고, 이내 자신이 어머니의 집에 있음을 알게 된다. 그는 그곳에서 청순한 처녀, 솔베이지를 다시 만난다. 솔베이지는 순박하고 성스럽게 보이는 처녀로 페르 귄트의 운명은 솔베이지를 만남으로써 마치 한순간 순수한 삶의 방향으로 전환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곧 녹색 옷의 여자가 그를 찾아오게 되는데 그녀는 늙은 여자의 몰골로 나타나, 페르 귄트의 아이를 낳았다고 말하면서 솔베이지에 대한 질투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페르 귄트는 행여나 녹색 옷의 여자가 솔베이지에게 해를 가할까 두려워한다. 그래서 솔베이지에게 기다려달라는 말을 남기고 노모의 곁으로 돌아간다. 그러나 그의 어머니는 얼마 안 있어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페르 귄트는 어머니를 잃은 슬픔 때문에 절망하게 되고, 결국 먼 바다로 정처 없이 방랑의 길을 떠나게 된다.

 

3. 2: 2부의 내용은 2막으로 이루어져 있다. 페르 귄트는 세계 여러 나라를 상대로 한 노예매매 장사로 부자가 되어 있다. 그는 돈의 힘을 빌어서, 동방의 모든 국가를 다스리는 황제가 되려 한다. 이때의 페르 귄트의 자아는 환상이 요구하는 모든 갈망과 욕정 그리고 탐욕의 화신으로서, 이것들을 실현하려고 한다. 그러나 이내 다른 상인들의 배신으로 인하여 어이없이 빈털터리로 전락한다. 그러다 우연히 말과 옷, 보석을 얻게 된 뒤 사막에서 아라비아 추장의 딸, 아니트라를 만나게 된다. 그곳에서 그는 예언자로 행세하면서 숭상 받게 된다. 그는 아니트라에게 도취되어 넋을 잃지만 그녀는 그에게서 재물만을 챙기고는 어디론가 종적을 감춘다. 도취와 광란에 휩싸인 채 살아가던 페르 귄트는 이집트 카이로의 정신 병원에 갇히게 된다.

 

시간이 흘러 페르 귄트는 늙고 수척한 노인으로 변한다. 고향으로 돌아오는 배 위에서 그는 어느 요리사와 사소한 시비 끝에 싸움을 벌이다가, 하마터면 물에 빠져 익사할 뻔하기도 한다. 이때 페르 귄트는 늙고 병든 자신은 이제 건장한 사내와 대적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때마침 폭풍을 만나 조난당하는 바람에 구사일생으로 목숨만을 건진 채 자신이 어린 시절에 살던 고향 마을을 배회한다. 우연히 양파를 까던 그는 자신의 삶이 속없는 강정이며 오로지 껍질만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처절하게 인식하게 된다. 그런 페르 귄트에게 다시 신비로운 악령들이 접근하면서 그를 괴롭힌다. 헝클어진 실타래는 그를 묶으려 하고, 단추공은 그를 주물국자에 넣어 녹이려고 한다. 또한 다시 만난 도브레 왕은 지금까지 그가 저지른 죄들을 열거하면서, 그의 영혼을 모독한다. 그들에게서 벗어나려 하던 페르 귄트는 솔베이지의 노래를 듣게 되고 다시 그녀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오랫동안 자신을 기다려준 그녀에게 용서를 구하면서 그는 자신의 진정한 삶의 터전이 지금이며, 나아가 바로 이곳임을 깨닫게 된다. 솔베이지는 관대한 어머니의 모성애처럼 페르 귄트를 포옹하며 낮은 목소리로 자장가를 노래하고 솔베이지의 자장가를 들으면서 페르 귄트는 세상과 결별한다.

 

4. 당신은 자유 의지에 대해서 자신의 행위를 스스로 규정한다고 믿는가? 그러나 이것은 거짓이다. 당신은 자신의 성격에 담긴 개성그대의 폭 넓은 정신에 대해서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하지만 이것도 거짓이다! 근본적으로 당신은 충동적으로 행동하는 통통 튀는 공하나와 같다. 당신은 이 말을 틀림없이 믿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당신이 미처 의식하지 못하는 어떤 심리적인 현실은 엄연히 존재한다. 당신의 무의식은 칸트 Kant가 말하고 있는 물 자체와 같다. “무의식은 그 자체로 결코 파악되지 않고 겉모습만을 인지할 뿐이다.” 입센의 페르 귄트는 바로 그러한 상황을 느끼고 있다.

 

프로이트의 무의식에 관한 이론을 거부하는 것은 위대한 사상에 대한 전통의 거부만이 아니다. 인간은 규정된 길을 따르고 서로 어울려 살아야 하는 사회 내에서 살고 있다. 이것은 일상적인 삶을 강요하고 관습적인 것 안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으로부터의 일탈은 때로는 혼란과 몰락을 의미할 수도 있다. 이렇게 일탈한다면 페르 귄트처럼 몽상가, 정신병자 취급을 당하기 때문이다. 페르 귄트는 인간의 집단에서 일탈하여 정신병자로 취급받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페르귄트는 어떤 거대한 비밀을 밝히려고 하지만 그에 대한 능력을 소유하고 있지 않다. 아무도 그를 이해해주려고 하지 않는다. 입센은 정신 분석학이 출현하기 전에 이미 한 인간의 광기를 예리하게 포착하여 이를 문학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정신 분석학자들은 정신병자에게서의 무의식이 의식의 시스템을 범람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렇게 되면 고유한 무의식 속의 혼란에 대한 차단 장치, 외부 세계에 대한 현실적 검증은 모조리 사라지게 된다고 한다.

 

사실 19세기 말 오스트리아의 빈에 있는 슈타인호프 병원은 정신병에 대한 고리타분하고 속물주의적인 견해만 내세웠다. 모든 정신병 환자들은 제각기 자신을 지키기 위하여 그들 고유의 세계에 웅크리고 있고, 자기가 존재할 수 있는 비현실적인 세계를 만들려 한다고 말이다반면에 프로이트는 정신병 환자에 대해 진지하게 이해하려고 했다. 그는 광기란 원래 잃어버린 자아를 재구성하려는 어떤 시도이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 이론은 유년기의 경험에 고착되어있기 때문에 완전하지는 못하다. 유년기의 경험에 고착되어 있다는 것은 정신분석 이론의 용어이다. 이는 유년기의 시기에 과다한 심리적 만족이나 좌절을 경험하여 심리적 발달의 초기 단계를 원만하게 거치지 못했거나 애착 대상을 바꾸지 못한 데에서 기인하는 현상이다. 이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이성과 연애를 할 시기인데도 유아기의 애착의 대상에 집착하곤 한다. 퇴행은 이전의 단계로 돌아가고 싶은 욕구이지만, 고착은 현재의 단계에 안주하려는 욕구를 가리킨다.

 

아이는 바깥 세계와 자신에 대해서 일원성을 형성한다. 모든 쾌락은 확장된 자아이고 모든 불쾌함은 비-자아에 해당한다. 이런 상태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한다. 외부 세계에 있는 자아 감정의 부분들은 자아 속으로 이전되고 그것으로 고유의 자아는 서서히 내적 감정, 외적 잠정들의 혼돈에서 벗어나게 되며 자아와 외부 세계 사이의 한계(구분)를 느끼기 시작한다. 이러한 일탈의 과정에서 아이가 어떤 충격을 체험하게 되면, 외부 세계와 자신 사이의 한계는 지워지고, 외부 세계와 자신 사이의 구분이 흐릿해지고 불안한 감정이 남게 된다. 그렇게 되면 외부 세계에 대한 인상은 내적인 체험이 된다. , 환자는 아주 어릴 때 외부로부터의 실제 체험한 것을 자신의 내적 체험으로 잘못 판단한다. 이와 반대로 내면의 육체적 체험은 외부 세계에 속하는 것으로 느끼게 된다. , 환자는 자신의 내적, 심리적 조직의 자극을 외부에서 비롯된 것으로 잘못 느끼게 된다. 분열증 환자가 현실 감각을 상실하는 것은 한마디로 말해서 자신 내면에서 나타나는 심리적 조직에 대한 감정을 잘못 해석하는 것으로 출발한다. 극작품 페르 귄트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바로 그것이다.

 

입센은 페르 귄트라는 인물을 통해서 이 세상과 삶에 관한 자신의 느낌을 표현했다. 페르 귄트는 자신의 에너지와 육체에 대해 어쩔 줄 모를 정도로 기뻐한다. 사람들은 그의 이러한 태도에 대해 키플링 Kipling의 소설에 나오는 아기 코끼리의 정서 상태로 추측한다. 아기 코끼리는 엄마의 품으로 떠나 악어를 자극한다. 아기 코끼리는 호기심이 많고 삶에 대한 욕구로 가득 차 있다. 그러나 악어는 아기 코끼리의 코를 문다 (당시에는 코끼리 코가 길지 않았다). 아기 코끼리는 있는 힘을 다하여 저항하지만 악어는 계속 코를 당겨서 코가 길게 늘어난다. 그제야 악어는 코를 놓아준다. 코가 길어진 아기 코끼리는 코가 너무 무겁고 길어져서 자기 모습을 부끄럽게 여긴다.

 

우리는 어쩌면 아기 코끼리처럼, 페르 귄트처럼 행동해야 한다 페르귄트는 그의 세계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꿈을 마음에 품는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 같고 연인이자 동료 같은 여자를 갈구한다. 그렇기에 그의 여성상은 애인 친구 어머니의 모든 요소를 포괄하고 있는 상이다. 그러나 솔베이지는 결코 건드릴 수 없는, 마치 어머니와 같은 여자이다. 그녀는 마치 어머니처럼 다정한 목소리로 그를 조용하게 꾸짖는다. 페르귄트의 눈에는 페르 귄트가 자신의 미친 아버지처럼 느껴지고 있다. 어린 페르 귄트는 자신의 모든 것을 감독하고, 사랑하는 대상을 독차지하는 아버지를 증오해 왔던 것이다.

 

그밖에 페르 귄트는 자본주의의 현실과 부딪쳐 살아가야 한다. 그는 정직하게 일을 추진했지만, 그의 전 재산은 날아가 버린다. 다른 사람들은 현실 정책에 익숙한 자본주의자이고, 페르귄트와 같은 몽상가가 아니기 때문이다. 작품 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다음의 사항이다. 즉 페르 귄트는 정결한 여인 솔베이지와 방탕하고 정열적인 여인 아니트라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며 살고 있다는 사항 말이다. 이는 현대의 젊은 남성이 같은 계급의 여성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하류 계급의 여성과 살을 섞는 이율배반적인 경우와 흡사하다. 그는 결국 초췌한 몰골의 거지 노인의 모습으로 들판의 오막살이집으로 되돌아온다.

 

그곳에는 (자신의 어머니를 방불케 하는 존재인) 솔베이지가 살고 있다. 그 후 페르 귄트는 광증에서 벗어난다. 삶이란 스스로 삶을 깨달으려고 노력하는 자에게만 어떤 의미를 부여한다. 주인공은 살아가면서 바로 이 점을 배웠던 것이다. 이는 항상 마음을 진정시킬 수 없는 보통의 사람들에게서 드러나는 추체험의 현상이다. 그 외의 사람들은 그런 점을 배우려하기보다 창피를 당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현실에서 타인을 의식하면서 현실주의자로 평범하게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