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롤리네 귄더로데 (Karoline von Günderrode, 1780 - 1806)는 독일 문학사에서 간간히 거론되는 시인입니다. 그미는 티안 (Tian)이라는 남자 이름을 필명으로 사용하였습니다. 19세기 초에는 여성이 문예지에 작품을 발표한 경우는 드물었습니다. 여자라는 이유로 자신의 문학이 처음부터 폄훼당할까봐 필명을 사용했던 것입니다. 그미의 삶은 1806년 라인 강가에서 자결한 사실을 제외한다면, 그다지 특이한 면을 보여주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극단적인 첨예함은 시와 극작품에서 드러나고 있습니다. 카롤리네는 폭정에 저항하다가 서서히 광증에 사로잡힌 프리드리히 횔덜린 (Friedrich Hölderlin, 1770 - 1843)에 대해 커다란 동정심을 드러내었으며, 창작에 임할 때 인간 평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