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기 시인의 시집 『돌아갈 곳 없는 사람처럼 서 있었다』 을 구해서 완독하였다. 김명기 시인이 어떤 분인지 어떠한 삶을 살아왔는지 나는 모른다. 알지도 모르면서, 오로지 시편에 의존하여 시인의 시 세계를 탐색하는 게 얼마나 무모한 처사인가. 빙산 일각으로서의 시편들 – 나열된 언어의 배후에는 얼마나 육중하고 무거운 서러움이 숨어 있을까. 시인은 중장비 기사직을 그만두고 유기견 구조사라는 직업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래서 인지는 몰라도 버려진 개들이 시편에 자주 등장한다. 그의 시각은 낯선 장소로 향하고 있다. 김 시인은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사물들을 예사롭지 않은 눈으로 투시한다. 그곳은 주로 시골의 「아랫집」이고, “강변”이며,「황지」이고,「유기 동물 보호소」 아니면, 「폐사지」이다. 그 밖에 우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