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 근대불문헌

서로박: (1)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

필자 (匹子) 2025. 9. 5. 11:17

 

함께 공부하던 학생들을 생각하며, 다음의 자료를 강연문으로 올려봅니다.

그대들은 나에게 마리우스, 아니면 코제트로 여겨집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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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빅토르 위고Victor Hugo, 1802 – 1885)의 『레미제라블Les Misèarbles』만큼 오랜 기간 전세계의 독자들을 매료시킨 작품은 아마 없을 것입니다. 작품의 제목은 “가련한 사람들”이라고 번역됩니다. 작품은 1845년에 집필되어, 17년이라는 오랜 공백 기간을 거쳐서 1862년에 탈고되었습니다. 다섯 권으로 나누어져 있는 방대한 작품은 1920년대에 축소판으로 만들어져서, “레미제레Les misères”라는 제목으로 간행되었습니다. 시중에 시판되는 책은 주로 이러한 축소판입니다.

 

존경하는 은사, 고(故) 리영희 선생님은 프랑스어 공부를 위해서 원본, 『레미제라블』의 독해를 게을리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작품의 프랑스어 독해는 절대로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작품의 분량도 분량이지만, 토속어와 방언 그리고 은어를 제대로 이해하기란 무척 힘든 과업이지요. 그렇지만 리영희 선생님은 작품의 독해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아직도 그분이 마치 나에게 다음과 같이 충고하는 것 같습니다. 적어도 『레미제라블』과 같은, 충격과 감동의 명작을 남길 자신이 없으면, 아예 소설 쓰기를 시작하지 말라고 말입니다.

 

2. 이미 언급했듯이 작품은 다섯 권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1. “판틴”, 2. “코제트”, 3. 마리우스, 4. 플뤼메 가(街)의 전원 그리고 생드니 가(街)의 서사시 L'idylle rue plumet et l'epopee rue Saint-Denis, 5. 장발장. 빅토르 위고는 등장인물들이 겪는 파란만장한 삶을 통해서 나폴레옹 시대부터 시민 왕, 루이필리프 시대까지의 프랑스 사회를 배경으로 삼았습니다. 여기서 드러나는 것은 공화주의에 대한 작가의 애정입니다. 작가는 말합니다. “궁핍함을 수용하고, 전쟁을 허용하는 휴머니즘은 내 눈에는 무가치한 것으로 비친다. La société qui tolère la misère, l’humanité qui permet la guerre, me semblent inférieures.” 굶주림으로 찢어지는 고통을 느끼는 분 그리고 전쟁의 틈바구니에서 목숨을 부지하려는 분에게 인간의 권리가 주어질 리 만무합니다. 휴머니즘은 가난과 살인을 게거하는 데에서 실천될 수 있습니다.

 

작품의 줄거리는 1815년부터 1832년까지 17년이라는 시간을 포괄하고 있습니다. 미리 말씀드리건대 『레미제라블』은 버림받은 건장한 사내가 어떠한 과정을 거쳐서 자신의 내면을 정화하고, 구원의 삶을 쟁취하는가? 하는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는 주인공의 참회를 통해서 그리고 사랑하는 임에 대한 희생의 마음가짐을 통해서 실현 가능한 지고의 아름다움이 아닐 수 없습니다.

 

3. 주인공 장발장은 빵 한 덩어리를 훔쳤다는 혐의로 5년 형을 언도 받고, 수인이 됩니다. 그에게는 일곱 명의 조카와 누나가 있었습니다. 굶주림이 너무나 안쓰러워, 그들에게 허기를 면하게 해주려는 생각으로 절도 행각을 벌인 것이었습니다. 억울한 판결이라고 생각한 주인공은 바뇨의 교도소에서 네 번의 탈옥을 시도하다 붙잡힙니다. 이로 인해서 19년이라는 세월을 복역한 다음 1815년에 출소하게 되지요. 예컨대 그의 신분 서류에는 “엄청나게 힘이 센 전과자un prisonnier exceptionnellement fort”라는 낙인이 찍혀 있었습니다. 장발장의 내면에는 사회에 대한 분노 그리고 복수심만 가득했습니다.

 

그러나 디뉴 주교이자 친절한 목사인 미리엘 씨를 만나면서 도덕적으로 선한 인간으로 거듭나게 됩니다. “갱생(更生)”이란 바로 이때 사용되는 단어로서 심리적 의미에서 부활(复活)을 가리키지요. 장발장은 “몽트뢰유 쉬르 메”라는 소도시에서 머물면서 책을 읽는 등 교양을 쌓기 시작합니다. 신분을 감추기 위해서 “마들렌”이라는 가명을 사용합니다. 동시에 제조업 공장을 차려서 사업적으로 커다란 성공을 거둡니다. 이로 인해 부와 명예를 얻은 그는 몽트뢰유 시의 시장이 됩니다.

 

4. 어느 날 판틴이라는 이름의 여성이 취업차 마들렌의 공장에 찾아옵니다. 그미에게는 불행한 과거가 있었습니다. 판틴은 펠릭스 톨로미에라는 대학생에게 사랑에 빠져, 딸, 코제트를 출산합니다. 그런데 젊은 톨로미에는 판틴 그리고 아기를 저버리고 어디론가 사라집니다. 주위 사람들은 처녀가 아이를 낳았다고 말하면서 손가락질을 합니다. 부도덕하다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판틴은 여관 주인, 테나르디에에게 딸을 맡깁니다. 그후 그미는 소도시에서 열심히 일합니다. 탐욕스러운 여관 주인은 그미에게 과도한 양육비를 요구합니다.

 

판틴은 글을 읽을 줄도 쓸 줄도 몰라서, 동료에게 편지를 써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이로 인해 그미에게 딸아이가 딸려 있다는 사실이 공장 내에 퍼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판틴은 공장일을 그만 둘 수밖에 없었습니다.“ 미혼 여성에 한해서 일할 수 있다.”는 취업 조건에 서명 날인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미가 딸의 양육비 그리고 자신의 생활비를 벌 수 있는 방도는 안타깝게도 매춘밖에 없었습니다. 그미는 딸의 생계를 위해서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홍등가에서 몸을 팔기 시작합니다.

 

5. 사건은 묘하게 꼬이게 됩니다. 어느 날 밤 판틴은 어느 진상에게 심하게 얻어맞은 다음에 경찰서로 송치됩니다. 그곳에는 죄인, 장발장을 평생 집요하게 추적하는 자베르 경감이 버티고 있었습니다. 말하자면 그미는 폭행 사건의 전말을 경찰 정보원, 자베르 경감에게 보고해야 했던 것입니다. 이때 몽트뢰유 시장, 마들렌은 억울한 피해자, 판틴을 석방시키기 위해서 경찰서를 찾습니다. 자베르 경감과 마주치게 되었을 때 장발장은 모골이 송연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그러나 경감은 몽트뢰유 시장으로 변신한 장발장을 제대로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판틴은 심한 폐렴에 걸려 있었습니다. 주인공은 그미를 병원으로 데려고 가서 치료받게 해줍니다. 이때 장발장은 그미가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전해 듣습니다. 바로 이 순간 그는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를 감지하게 됩니다. 그것은 평생 판틴 그리고 그미의 딸 코제트를 도와주는 일이었습니다. 장발장은 나중에 사악한 여관주인에게서 코제트를 빼내어 그미에게 돌려주겠다고 약속합니다.

 

6. 안타깝게도 비극이 찾아옵니다. 샹마티외라는 남자가 경찰서에서 취조를 받다가 순간적으로 탈출극을 벌입니다. 이때 그는 장발장과 부딪치게 되는데, 반가운 듯 인사합니다. 그는 큰소리로 고상한 마들렌 시장이 함께 교도소에 머물던 장발장이라고 외칩니다. 장발장의 정체는 백일하에 드러나게 되고, 이로써 주인공은 수년 간 쌓아온 자신의 모든 것을 잃게 됩니다. 장발장의 두 손은 자베르 경감의 수갑에 채워지게 됩니다. 판틴은 자신의 침대에서 장발장이 체포되는 과정을 목격합니다. 판틴은 추측컨대 결핵이라는 질병을 앓고 있었는데, 안타깝게도 충격으로 사망하고 맙니다. 장발장은 다시 수인이 되어서 툴롱의 교도소에 수감됩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실패한 탈옥의 경험이 이번에는 커다란 도움으로 작용합니다. 죄수가 사망하면, 포대기에 묶여 교도소 외부의 구렁텅이에 버려진다는 것을 간파합니다. 그래서 그는 사망으로 위장한 다음에 시신으로 버려지게 됩니다. 죽은 죄수를 추적하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자유의 몸이 된 장발장은 테나르디에를 찾아갑니다. 어린 코제트를 데리고 온 장발장은 파리로 가서 어느 수녀원에서 하인으로 일하면서 숨어 지냅니다. 두 사람은 오랫동안 파리에 숨어서 아버지와 딸의 관계로 행복하게 지냅니다. 장 발장은 포슐레방이라는 가명으로 사용하면서, 조금씩 재산을 증식해 나갑니다. 일부는 사회에 기부하고, 일부는 코제트를 위한 자금으로 축적합니다. 그런데 자베르 경감은 여전히 탈옥범, 장발장의 뒤를 쫓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그는 파리의 자선가로 알려진 포슐레방이 장발장이라는 사실을 간파하지 못합니다.

 

 

(계속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