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한국 문학

(명시 소개) 김지하의 시, '횔덜린을 읽으며'

필자 (匹子) 2026. 5. 3. 10:23

횔덜린을 읽으며

김지하

 

운다

‘나는 이제 아무것도 아니다

즐거워서 사는 것도 아니다’

어둠이 지배하는

시인의 뇌 속에 내리는

내리는 비를 타고

거꾸로 오르며 두 손을 놓고

횔덜린을 읽으며

운다

어둠을 어둠에 맡기고

두 손을 놓고 거꾸로 오르며

내리는 빗줄기를

거꾸로 그리며 두 손을 놓고

횔덜린을 읽으며

운다

'나는 이제 아무것도 아니다

즐거워서 사는 것도 아니다'

 

................

 

김지하 시짐 "화개" (2002)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