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像
이정주
당신이 꽃을 버릴 때는 몰랐습니다
새를 날려 보낼 때도 몰랐습니다
당신의 집은 사막으로 달아났고
당신의 나무들은 숲으로 돌아갔습니다
언덕 너머 피아노 소리 들리고
합창 소리 파도칠 때에도 몰랐습니다
정오의 태양 아래
당신은 금 간 얼굴로 서 있었습니다
노래하던 사람들이 몰려왔습니다
개들이 당신을 향해 짖었습니다
나는 사람들 사이에 서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던진 돌팔매가 당신에게 날아가고
당신은 쪼개졌습니다
당신 얼굴은 웃으면서 떨어졌습니다
몰랐습니다 당신 몸이 텅 비어 있던 거
금 간 손이 나를 부르고 있었던 거
아직도 잘 모릅니다
따가운 별빛 아래서 당신의 조각을 만지며
나도 조금씩 낡아가고 있습니다
............

이 그림은 독일의 화가 오스카 츠빈처 (Oskar Zwintscher, 1870 - 1916)가 1895년에 완성한 "동경"이라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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