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른스트 카시러 (E. Cassierer, 1874 - 1945)의 "상징적 형태들의 철학 (Philosophie der symbolischen Formen)"은 총 3권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1923년에서 1929년 사이에 발표되었다.
카시러의 문학적 관심사는 본서 집필의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다. “이성에 대한 비판”은 카시러에 의하면 “문화에 대한 비판”으로 이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1919년부터 카시러는 학문적으로 바르부르크 도서관과 접촉하였고, 이를 계기로 그는 (지금까지 관심을 기울였던) 철학 연구와 문학과의 관련성을 본격적으로 추적하기 시작했다. 일찍이 그는 철학 자체가 어떤 문학적 형식을 표현한다는 점을 인식하여, 18세기와 19세기의 문학에서 철학이 어떻게 수용되었는가? 를 연구한 바 있다.
카시러는 예술을 “문화를 위한 하나의 범례”로서 해명하려고 하는데, 이는 칸트의 영향 때문이다. “상징적 형태”라는 개념은 [1920년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서 처음 사용되었는데] 인식론적으로 “전체적 세계에 대한 인간의 이해”로 확장되었다. 그러니까 카시러에게는 세계의 형상화가 아니라, 세계에 대한 형상화가 문제이다. 상징적 형태의 개념은 정신과학과 자연 과학의 모티브를 결합시키고, (세계에 대한) 인간의 방향 설정을 위한 기본적 태도를 특징짓게 한다. 모든 주어진 것 속에는 어떤 감각적 실체가 어떤 뜻에 합당한 의미심장함과 지속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또한 현실은 (오로지 중개적으로만 스스로를 드러낼 수 있는) 인간에 의해 형성되는 상이다. 그러니까 현실은 모사된 형체가 아니다.

"상징적 형태들의 철학"은 세계를 이해하는 형태들로서의 세 가지 혹은 네 가지 상징적 형식으로 구분된다. 첫 번째 상징 형태는 언어요, 두 번째 상징 형태는 신화요, 세 번째 상징 형태는 학문적 인식이다. 여기서 예술은 부분적으로 다루어지고 있다. [카시러는 이후 「형식과 기술 (Form und Technik)」 (1930)에서 예술과 대비되는 특별한 상징적 형태로서 “기술”을 언급하고 있다.]
첫째로 언어는 상징적 형태의 유형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 왜냐면 언어는 자유로운 형상으로서의 세계를 구조적으로 분명히 이해하게 하기 때문이다. 언어의 상징 형태는 어떤 (모든 형태에 공통되는) 세 가지 상징적 기능에 의해 규정된다.
표시 (Ausdruck), 표출 (Darstellung), 그리고 순수한 의미 (reine Bedeutung) 등이 세 가지 기능이다. (1) 근원적 형상으로서의 “표시”는 감각적 실체와 감각에 합당한 견해를 일원화시킨 것이다. “표시”를 통해서 상징적 명징성이 드러난다. (2) “표출”은 “실체 (Substrat)”와 “뜻 (Sinn)” 사이의 의도적 구분에서 나타난다. 그것은 객관적 세계에 대한 방향 설정의 가능성을 찾는 데 도움을 준다. 그렇지만 표출은 모든 예술적 형상, 다시 말해 직관과 이념과 함께하는 유희의 토대이다. (3) “순수한 의미”는 단순히 실체에 합당한 것으로부터 실체적인 것을 엄밀히 일탈시킨 가능성을 뜻한다. 이에 대한 예로서 우리는 수학적 계산을 들 수 있다.
카시러는 다른 책에서 (괴테가 언급한 바 있는) 세 가지 개념들 (모방, 수법, 양식)을 서로 구분한다. 이때 “양식 (Stil)”은 예술적 형상의 가장 높은 형태일 뿐 아니라,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원리의 특성이기도 하다. (언어학적 측면에서도 카시러는 모방적, 유추적 그리고 순수 상징적 표현이라는 세 가지 언어 단계를 구분한다.)
1930년에 카시러는 “표시”와 “순수한 의미” 사이를 결정적으로 중개하는 게 바로 예술이라고 규정한다. 모든 문화 발전은 상기한 두 가지 극한성 사이에서 유동한다고 한다. 예술은 문화의 어느 정도 이상적인 균형을 창조한다. 그것은 미적 자유로서 상징성의 자기 관련성을 드러내고 있다. 카시러는 문학예술을 중시하면서, 특히 시 예술에 관심을 기울인다. 자아 개념이 결정적으로 형상화되는 것은 카시러에 의하면 무엇보다도 서정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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