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리드리히 셸링 (Fr. W. J. Schelling, 1775 - 1854)의 강연문, "예술의 철학 (Philosophie der Kunst)"은 1802년에 집필되었으며, 그의 사후 슈투트가르트에서 처음으로 간행되었다. 예술의 기본적 모습은 절대적 본질에서 발전된다. 절대적 본질이란 -셸링에 의하면- “그 자체의 무한한 긍정성”이다. 이상적 세계는 긍정하는 존재이며, 현실적 세계는 긍정되는 (말하자면 어쩔 수 없이 수긍해야 하는) 존재이다. 절대적인 것은 두가지 세계의 모든 형태 내지는 잠재성속에서 서로 동일하다.
"예술의 철학"은 셸링에게는 어떤 특수한 이론이 아니라, 오히려 “예술의 모든 형태 혹은 잠재성속에 담긴 우주의 학문”이다. 이러한 잠재성은 이상적 세계의 가장 높은 것이며, 두 개의 다른 세계, 다시 말해 이상적 주관적 영역 (지식)과 현실적 객관적 영역 (행위)의 구분되지 않은 특성이기도 하다.
절대적인 것속에 내재하는 특별한 이념들은 예술의 진정한 소재를 형성시킨다. 예술가는 상상력을 발휘하여 그러한 특별한 이념들을 “절대적인 것속에 담긴 순수한 제한성”으로 고찰하여, (환상속에서) 예술의 형상화 작업을 통해 하나의 고유한 세계를 생산해낸다. 이러한 세계는 바로 신화학과 같다. “절대적 포에지는 모든 형태를 그렇게 놀랍게 그리고 다양하게 출현하게 하는 영원한 질료”이다. 그것은 셸링에 의하면 (유한과 무한, 특수성과 보편성의 분화되지 않은) 근원적 이원성으로서 오직 그리스 예술과 그리스 종교에서 실현되어 있을 뿐이다.
이에 반해 기독교의 경우 보편적인 것은 주도적인 반면, 특수한 것은 거의 파괴되어 있다. 특수한 것은 이제 여기서는 더 이상 무한한 것을 상징하지 않고 (왜냐면 그것은 보편적인 것과 직접적으로 동일한 무엇이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무한성에 관한 알레고리에 불과하다. 나아가 예술 작품과 수용자 사이의 기본 관계는 신비적이다. 하나의 극으로서의 무한성에 대한 정서의 내적 관계를 고려할 때 정말 그러하다. 그렇지만 절대적 이념은 “존재”속에서가 아니라, 오로지 “행위”속에서 관찰되고, 예술의 소재는 이로써 (전체적으로 볼 때) 자연으로서가 아니라, 역사로서 나타난다.
상기한 내용을 토대로 하여 셸링은 고대 예술과 현대 예술의 차이를 해명하며, 특히 예술에 관한 형식적 측면에서의 특수하게 나타나는 대립적 특성들을 거론하였다. 숭고함과 아름다움, 소박한 것과 감상적인 것, 양식과 기교, 그리고 마지막으로 개별적 예술 장르속의 범례적 현상에 대한 철학적 판단 등이 바로 그 특성들이다.
셸링의 견해에 의하면 예술 작품속에는 현실성과 이상성이 서로 뒤엉켜 있다고 한다. 이러한 뒤엉킴 내지 탈구분 현상은 다시금 상대적으로 현실적이자 이상적인 일원성의 잠재성속에서 출현한다. 이는 가령 (미술 그리고 음악에 해당하는) 형성하는 예술, (서정시, 서사시, 드라마에 해당하는) 말하는 예술 등에서 나타난다. 상기한 탈구분 현상은 서정시에서는 특수한 것과 주관적인 것 (의식, 성찰)의 잠재성하에서 출현하며, 서사시에서는 (특수한 것들이 조금 포함되는) 동일성, 보편성으로 발현한다. (행위는 절대적으로 고찰할 때 역사를 창조하는 사실도 이와 관련된다.) 드라마에서 탈구분적 특성은 차이와 동일성, 특수성과 보편성 사이의 구분되지 않은 잠재성에 의해 출현한다. 그러니까 두가지 대립되는 장르 (서정시와 서사시)의 특성을 종합한 것이 드라마이며, 이는 “모든 예술적 존재의 그리고 그 자체 가장 지고한 현상”이다.
예술에 대한 셸링의 입장은 전통적 작용 미학을 원칙적으로 거부하고, 이를 극복하게 하였다. 실제로 그것은 자연의 모방에 관한 원칙과는 다르다. 왜냐하면 아름다움이란 셸링에 의하면 인과성, 궁극성 등과 결부될 수 없으며, 전통적 철학이 지향하는 목적성과는 무관한 것이라고 한다. 요약하자면 셸링은, 첫째로, 현대의 (낭만주의적) 서사시와 고대 그리스의 서사시와의 차이점을 지적하였다. 둘째로 그는 장편 소설을 각광을 받을만한 장르로 인정하면서, 세르반테스의 돈 키호테 그리고 괴테의 빌헬름 마이스터 연작 등을 찬양하였다. 셋째로 그는 자신의 이론과 관련하여 단테의 작품을 극찬하였다. 넷째로 셸링은 비극에 대해 깊이있는 해석을 내렸으며, 아울러 비극의 희극에로의 전환 가능성을 지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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