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강남역 10번 출구 2
박설호
“길가에 바친
수많은 꽃이 짐짓
당신이 걸어갈 뻔했던
아름다운 앞날보다
찬란할까요?”
.......
(시인의 사족)
이것은 나의 시작품이 아니다. 시구는 어느 스티커에서 인용한 문장이니까. 어디, 놀랍지 않은가? 인간이 느끼는 마음속의 감정은 이처럼 그 크기에 있어서 타인과 비교할 수 없다.
공장에서 일하는 일자 무식의 그미에게 갸륵한 마음, 순정은 있다. 평범한 사람들 가운데 마음이 고결한 분들이 더러 있다. 돈이 많고 학식이 풍부하다고 해서 마음 또한 정비례하여 훌륭한 것은 아니다.
시인은 마음이 풍요로운 게 아니라, 언어로써 풀어내는 작은 재주만을 갖추고 있을 뿐이다. 그러니 나에게는 시인으로서의 자격이 여전히 부족하다. 엄살이 아니다. 시인의 길은 멀고도 험하다.
그대의 사라진 생(生)이 단 한 송이 위안으로 보상 받을 수 없듯이, 우리의 슬픔 또한 순간의 기억으로 머물다가 마냥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기를 그저 바랄 뿐이다.

'20 나의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박설호의 시, '자장면을 먹다가' (0) | 2025.12.17 |
|---|---|
| 박설호의 시, '釜山 노인과 바다' (1) | 2025.11.05 |
| 박설호의 시, '2016년 강남역 10번 출구 1' (0) | 2025.10.20 |
| 박설호의 시, '아린 아리랑' (0) | 2025.10.14 |
| 박설호의 시, '김덕린' (0) | 2025.10.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