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나의 시

박설호의 시, '김덕린'

필자 (匹子) 2025. 10. 2. 11:19

김덕린 *

박설호

 

 

약소하지만

갹출한 출연료를

선생님께 드립니다.

부디 의로운 일에

써주십시오

 

상하이 루돌프

억만금을 제시해도

떠난 아버지 생각에

일본인 배역 모두

거절했어요

 

나는 소나무

물과 공기 따뜻한

볕 일용할 양식 있고

건강히 살아가면

그만이지요

 

“영화 속에서

내 모습이 찬란한

광채를 여지없이

드러내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

 

.............

 

* 김덕린 (1910 – 1983): 중국에서 활동한 한국인 영화배우, 진옌, 혹은 김염으로 알려져 있다. 출연료를 받으면, 그는 상하이의 김구 선생을 찾아서 돈이 가득 담긴 트렁크를 전해주었다고 한다.

** 인용문은 영화배우 황정민의 말이다. 거액을 사회에 기부한 그는 소탈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