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문학 이론

서로박: 사르트르의 '문학이란 무엇인가?'

필자 (匹子) 2026. 2. 21. 11:30

 

장 폴 사르트르 (J. P. Sartre, 1905 - 1980)의 "문학이란 무엇인가? (Qu’est-ce que la littérature?)"는 1947년 파리에서 처음으로 발표되었다. “작가는 자신의 시대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사르트르의 요구는 프랑스 비평가에 의해 경향 문학이라고 거부당했다. 이에 대해 사르트르는 문학에 관한 자신의 기본적 입장을 기술하였다. 본서에서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물음이 다루어진다. “글쓰기란 무엇인가?”, “작가는 왜 글을 쓰는가?” 그리고 “작가는 누구를 위해 글을 써야 하는가?” 등이 바로 그 물음들이다.

 

사르트르는 우선 시와 산문을 엄격히 구분한다. 음악, 미술, 조각에서와 마찬가지로 시문학에서도 사물이 (언어라는 수단에 의해) 묘사된다. 그럼에도 언어는 사물에 대한 부호 내지 도구이기를 거부한다. 특히 현대시는 의사소통의 실패를 밝히고 있다. 현대시의 과제는 사르트르에 의하면 (이전 사회에서 무의식적으로 외면되고 은폐된) 의사소통의 실패를 규명하고, 이를 지양시키는 데 있다. 이에 반해 산문은 그 자체 자율성을 지니지 않으며, 어떤 봉사하는 기능을 지닌다. 산문 작가는 자신의 언어를 동원하여, 세계를 백일하에 드러낸다. 이러한 표출 행위는 (세상의 개혁에 대한 첫 번째 행위가 작가 개인의 직접적인 정치 참여이라면) 작가의 세상에 대한 개혁 수단 가운데 두 번째의 것이다. 현실 참여의 글쓰기는 단순히 내용만을 관건으로 하지는 않는다. 새로운 테마는 새로운 형식, 새로운 기술 방식 등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글 쓰는 이유에 관한 물음은 개연성의 이념에서 출발한다. 인간의 실제 세계에서 스스로를 필연적 존재라고 느끼지 못한다. 따라서 예술 작품 속에 새로운 고유한 세계가 창조되는데, 작가는 여기서 자신을 필연적 존재로 느낀다. 그럼에도 작가는 작품 속에서 항상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그리하여 작품은 -마치 수공업자가 스스로 창조하는 대상처럼- 결코 객체의 상태를 지니지 못한다. 문학 작품은 나중에 독자에게 읽힐 때 비로소 객체가 된다. “오로지 작가와 독자에 의해 일치된 노력만이 (정신의 소산인) 구체적인 그리고 상상의 객체를 창조할 수 있다. 그러므로 예술은 다른 사람에 의해서 다른 사람을 위하여 존재한다.

 

글쓰기는 사르트르에 의하면 (가상적 형체에 생명을 불어넣는) 독자의 자유를 고취시키는 호소와 같다. 창조자의 자유는 (이를 만인의 자유로 받아들이는) 독자의 자유와 일치한다. 산문 예술은 이로써 (자유를 보장해주는) 유일한 정치적 체제인 민주주의와 결속력을 맺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독자의 핵심적 역할에 대한 사르트르의 강조는 “작가는 누구를 위해 글 써야 하는가?”에 대한 대답인 셈이다. 모든 작품은 독자의 상을 지니고 있는데, 작품속의 전언 (伝言)은 바로 그러한 독자에게로 향한다고 한다. 모든 작품들은 작가의 근원적 배경에 의해 결정된 게 아니라, 대중의 (정확히 말하자면 억압당하는 계급의) 기대감에 의해 파악되고 규정된다고 한다. 따라서 문학은 주어진 현실에 도사린 제반 문제점들을 명시적으로 드러냄으로써 기존하는 질서를 변화시켜야 한다. 이로써 문학은 스스로의 완전한 자유를 획득하며, 어떤 “영구한 혁명속의 사회를 주제로 화하게” 할 것이다.

 

마지막 장은 1947년 작가의 상황에 대한 분석으로 이루어져 있다. 여기서 사르트르는 (역사적 제 조건으로부터 해방감을 느끼는) 어떤 문학의 신화 그리고 제 2차 세계대전에 의해 드러난 역사의 대대적인 침략 사이의 갈등을 첨예화시키고 있다. 사르트르에 의하면 작가들은 반드시 자신이 처한 상황을 직시하여, 어떤 가능한 극한 상황을 하나의 문학으로 창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사르트르에 의하면 세상을 관조의 대상이 아니라, 변혁의 대상으로 삼아야만 가능하다.

 

사르트르 "사랑은 모순이다."

https://www.youtube.com/shorts/vnF3fs1lV8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