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문학 이론

서로박: 슈미트의 '경험 문예학의 개요'

필자 (匹子) 2026. 2. 15. 10:49

지크프리트 슈미트 (Sigfried J. Schmidt, 1940 - )의 "경험 문예학의 개요 (Grundriß der empirischen Literaturwissenschaft)"는 1980년 브라운슈바이크에서 처음으로 간행되었다. 지크프리트 J 슈미트 교수는 1940년 독일의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 주의 윌리히에서 태어나 2025년 3월에 뮌스터에서 사망했다. 오랫동안 지겐 대학교에서 문학 이론과 철학을 가르치다가 1997년에 뮌스터 대학교로 적을 옮겼다. 

 

 

“경험 사회학의 구상”으로서 본서는 문학과 관계되는 행위의 이론적 개요를 규명하고 있다. 그러니까 이 이론은 경험적으로 검증될 수 있고, 사회적으로 중요한 것이어야 한다. 그것은 니클라스 루만 (N. Luhmann), 마투라나 (H. R. Maturana) 그리고 푀르스터 (H. v. Foerster) 등의 생물학적 “인식 이론 (Kognitionstheorie)”에 바탕을 두고 있다. 슈미트는 경험 문예학의 대상을 “문학 현상 곁에 그리고 문학 현상과 함께하는 사회적 행위의 모든 영역”으로 규정한다. 따라서 슈미트의 이론은 우선 문학 소통 행위를 위한 어떤 행위 이론의 설계를 요구하고 있다.

 

경험 문예학의 관심은 문학 작품도 그리고 이에 대한 해석도 아니다. 오히려 경험 문예학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문학 소통의 과정에 참여하는 여러 다른 사람들의 상호적 행위이다. 그리하여 문학을 대하는 모든 것의 전제 조건, 기능 그리고 결과 등이 사회적 역사적 맥락에서 밝혀질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방식처럼 학제적으로 구성된 문예학은 [사회사적, 기능사적인 그리고 창조 미학 내지는 수용 미학의] 질문 사항을 모두 포괄하려고 하는, 하나의 이론적 그물 구조 (Netzwerk)로 이해된다.

 

ꡔ경험 문예학의 개요ꡕ는 “(소통) 행위의 이론”을 거쳐 미적 소통 이론으로 이어진다. 미적 소통 행위의 이론은 다른 사회학적 영역에 대해 특히 예술의 두 가지 제한적 기준을 도출해낸다. 그 하나는 미학적 기준이요, 다른 하나는 복합 가치의 기준이다. 전자는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참, 거짓”, “유용성/ 무용성” 등의 판단을 파기하고, 문학적 의향을 지닌 미적 소통 행위를 적절한 신호 (장르 규정)에 의해 어떤 합당한 이해의 틀속에 집어넣는 것을 뜻한다. 후자는 텍스트의 분명한 해석으로부터 벗어나는 해석을 하나의 다양한 가능성으로 인정하는 것을 뜻한다.

 

슈미트는 문학적 소통의 주요 기준을 고려하면서, (구분되나, 서로 연관성을 지닌) 네가지 행위의 역할을 언급하고 있다. 즉 생산, 중개, 수용 그리고 문학의 원용 작업 등이 바로 그것이다. 문학 텍스트의 생산자로 이해되는 사람은 작가이다. 그는 특정한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문화적 전제 조건 하에서 하나의 언어적 소재, 다시 말해 문학 텍스트라는 하나의 “소통의 토대 (Kommunikationsbasis)”를 창조한다. 문학 텍스트의 중개자 (편집인, 출판사, 비평가, 대학 강사들)는 이 텍스트를 (서평, 소개문, 강연 등과 같은) 어떤 다른 소통의 토대로 이전시킨다. 그리하여 문학 텍스트가 다른 의사소통 참여자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한다. 수용자 (독자)는 어떤 특정한 언어적 “소통의 토대”를 문학적으로 파악하려고 시도한다. 마지막으로 문학 텍스트의 원용자 (연출가, 시나리오 작가, 영화 감독 등)는 문학 텍스트를 창조적으로 재구성한다.

 

생산자, 중개자, 수용자 그리고 원용자 등은 제각기 소통의 자유를 지니고 있으며, 주어진 상황 속에서 의사소통의 어떤 조건에 영향을 받는다. 소통적 자유 그리고 소통의 조건 등은 어떤 가급적이면 적절하게 텍스트를 해석하게 한다. 즉 문학 텍스트를 다루는 상기한 사람들은 나름대로 현실적으로 텍스트를 재구성하고, 주어진 전제 조건들을 개선하려고 애쓴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작가가 창작시에 품었던 의도 자체의 정확한 전달이 아니다. 한마디로 경험 문예학은 주어진 특정한 사회에서 하나의 텍스트가 어떠한 이유에서 어떻게 소통되는가? 하는 문제를 전체적으로 규명한다.

 

슈미트는 18세기 “문학의 사회내적 시스템”을 연구함으로써 문학사적으로 상기한 내용을 검증하고 있다. 그의 경험적 연구는 주어진 현실적 조건에 국한되고 있다는 약점을 지닌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슈미트 자신도 지적하고 있듯이- 시스템 이론과 인식 이론 (Kognitionstheorie) 사이에 상호 관련될 수 있는 통로를 만드는 게 시급한 과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