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만 잉가르덴 (Roman Ingarden, 1893 - 1970)의 문예 이론서, "문학예술 작품 (Das literarische Kunstwerk)"은 1931년 튀빙겐에서 간행되었다. 잉가르덴은 자신의 문학 이론에 관한 연구에서 다음과 같은 존재론적인 질문에서 출발한다. 문학예술 작품은 어떠한 존재 양상을 띄고 있는가? 하는 현상학적인 물음은 다음과 같은 사고와 관련을 맺고 있다. 즉 “순수 의향적”인 대상 그리고 실제 존재로부터의 구분 등이 바로 사고의 대상이다.
모든 유형의 순수 의향의 상에 대한 예로써 잉가르덴은 작가 및 독자의 현실 심리적 상태로부터 그리고 모든 물질적 대상성으로부터 문학예술 작품을 분리시킨다. 그렇게 되면 예술 작품은 네가지 이상적 계층을 형성한다고 한다. (1) 어휘의 소리 및 언어 음성적 형상에 관한 계층, (2) 의미 (문장 뜻, 혹은 문장들의 관련성이 드러내는 의미)의 일원성에 관한 계층, (3) 표현된 대상의 특성에 관한 계층, (4) [작품 속에 묘사된 대상의 특성이 현상적으로 표출되는] 도식적인 견해에 관한 계층 등이 바로 그 네 가지 계층이다.
이미 잉가르덴 이전에 언어학자 얀 무카로프스키 (Jan Mukařovský, 1891 - 1975)는 "기호학적인 사실로서의 예술 (Umĕni jako semiologický fakt)" 상기한 세 가지 계층들을 이미 분석한 바 있다. 당시에 사람들은 네 번째 계층을 표현된 대상의 특성으로부터 아직 구분하지 않았다. 왜냐면 그들은 표현된 대상의 특성 속에 이미 도식적 견해가 내재해 있다고 파악했기 때문이다. 물론 잉가르덴의 계층 모델의 의미는 대상과 견해 사이의 구분에 있다기 보다는, 오히려 하나의 이상적 계층을 설계했다는 사실에 있다. 이러한 설계는 -예술 작품 창조 및 수용 등의 현실적 종속성과는 다른 차원에서- (문학예술 작품이 표현하는) 복잡한 구조적 형상의 “구성”을 (발생 기원의 이상적 발자취 속에서) 파악하게 한다.

잉가르덴은 문학 텍스트내의 문장들이 과연 어떠한 진리를 담지하고 있는가? 하는 물음을 깊이 추적했는데, 이 역시 중요하다. 그는 문장들을 (진리에 대한 요청을 전혀 포함하지 않는 추측 내지는 진정한 판단 등과 차이를 지닌) “외견상의 판단 (Quasi-Urteile)” 내지는 피상적인 주장 문장으로 이해한다. 잉가르덴은 (철저히 “외견상의 판단”을 지닌) 문장들의 텍스트를 “문학적”이라고 규정한다. 문학의 가상성에 대한 이러한 엄밀한 규정은 미적 기능을 가장 높이 평가하게 한다. [가령 실제 작가의 직접적인 발언이 담겨 있는 텍스트 부분 역시 잉가르덴에게는 다만 “외견상의 판단”에 해당될 뿐이다.]
잉가르덴은 다음과 같은 주장으로써 문예학에서 상당히 큰 영향을 끼쳤다. 문학예술 작품은 불명료한 부분을 담고 있는데, 이 부분은 -잉가르덴에 의하면- 수용의 과정 속에서, 그러니까 개별적 독자에 의해서 완전히 파악될 수 있으리라고 한다. 이러한 파악은 잉가르덴에 의하면 모든 문학 현실에 대한 표현의 필연적 결과라고 한다. 왜냐하면 독자는 어떤 대상의 특성에 관한 무한한 다양성으로부터 다만 제한된 특정한 동기만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용미학자, 볼프강 이저 (W. Iser) 그리고 한스 로베르트 야우스 (H. R. Jauß) 등은 (잉가르덴이 추측한) 의향을 오해하게 하는 불확정적 특성으로부터 (문학 작품을 구성하기 위한) 수용의 의미를 증명해내었다.
잉가르덴의 "문학예술 작품"은 너무 철학적 의미 부여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철학자들은 잉가르덴의 현상학에 근거한 기술적인 서술 대신에 하나의 순수한 현상학적 방법론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니까 문학 텍스트라는 이상적인 대상이 단순히 재단되고 찢겨질 게 아니라, 이상적인 대상을 구성하게 하는 여러 가지 관련성속에서 파악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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