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정신과학과 자연과학의 차이점 그리고 아직 밝혀내지 못한 정신과학의 방향: 이른바 “명징한” 과학에 해당하는 물리학, 수학 그리고 추론에 근거하는 학문 영역, 이를테면 역사학, 도덕 그리고 정치학 사이의 차이점은 디드로의 견해에 의하면 다음의 사항에 있다고 합니다. 전자의 경우 우리의 인식을 동원하여 확실한 예견을 가능하게 해주지만, 후자, 다시 말해서 역사학, 도덕 그리고 정치학은 우리로 하여금 충분하지 못한 결론에 도달하게 해줄 뿐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세계의 모든 상태 그리고 세계의 에너지 등에 관한 모든 지식을 지닐 수 없기 때문에. 우리 인간은 신의 권능을 지니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디드로의 이러한 견해에 대해 달랑베르는 의구심을 표합니다. 그러자 디드로는 달랑베르를 설득시키기 위해서 반박할 수 없는 변증법을 동원합니다. 그는 이를테면 회의적 시각이 이성과 하나가 될 수 없다는 논거를 제시합니다.
7. 달랑베르의 꿈 (1): 디드로의 철학적 문헌 가운데 대표작에 해당하는「달랑베르의 꿈 Le réve de d’Alembert」의 주제는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습니다. (1) 육체와 영혼 사이의 관계, (2) 인간과 동물 사이의 차이점 (3) 자연적 우주의 공통된 토대에 관한 물음. 디드로는 이 책을 통하여 물질의 보편적인 섬세한 측면 그리고 인간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지적합니다. 이는 당시의 관점을 훌쩍 뛰어넘는 사고에 해당합니다. 책은 다음의 사항을 서술합니다. 맨 처음 수학자, 달랑베르는 밤에 악몽을 꾸는데, 다음 날 이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달랑베르의 여자 친구인 드레스피나스는 병실에 누워 있는 친구로 인하여 잠이 깨여, 달랑베르의 발언을 모조리 조서로 기술합니다. 그리하여 그미는 당대에 명의로 알려진 보르되에게 조서를 전해주면서 달랑베르의 병의 진료를 의뢰합니다. 보르되 박사는 디드로의 옹호자의 작품에 등장합니다.
8. 달랑베르의 꿈 (2): 달랑베르는 끔찍한 꿈에서 서서히 깨어난 다음에, 의사와 자신의 여자 친구와 함께 대화를 나눕니다. 그들의 거침없는 대화는 이런 저런 테마로 이루어져 있는데, 달랑베르가 꿈속에서 바라본 상도 등장합니다. 이때 명징하게 드러나는 것은 결코 차단되지 않은 채 지속되는 사고의 과정입니다. 이때 사용되는 언어의 형식은 학문적 언어의 실험을 넘어서서, 다음과 같은 대담한 명제를 적절하게 표현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달랑베르의 꿈」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다양한 견해가 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디드로는 모든 논리적 강제성을 벗어나서 인간에 관한 자신의 견해를 명징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즉 인간은 자기 자신을 어떤 미세한 조직체로 구성되어 있는 임의적인 전체로서의 인간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순간적 전체성은 결코 차단되거나 중단될 수 없는 과정 속에 포함되어 있다고 합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자연 과학자들은 1675년에 현미경을 이용하여 식물의 세포를 관찰하였으며, 1683년에 인간의 몸에 기생하는 박테리아를 발견하였습니다. 디드로는 인간을 “어떤 미세한 조직체로 구성되어 있는 임의적인 전체”로 정의내릴 때 의학 계에서 발견된 세포를 염두에 둔 게 확실합니다.
9. “존재하는 모든 것은 자연에 반하는 게 아니며, 세상 외부에 존재할 수 없다.”: 「연속되는 대화」에서 보르되 박사는 달랑베르의 여자 친구 드레스피나스 양에게 어떤 결론을 전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달랑베르의 꿈에서 도출해낸 진단으로서 도덕과 관련되는 내용입니다. 인간은 자연과 인간에 관해 아무런 편견 없이 실험한 다음에 한 가지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고 합니다. 즉 인간이 자신의 자유 의지라든가, 어떤 책임성, 인간이 수행해낸 공로라든가 잘못 등을 정립할 수 없으며, 미덕 내지 악덕 등은 다만 특정한 생리학적 상황 속에서만 유효한 표현들이라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연에 대항하는 행동을 언급하는 것은 그 자체 무의미하다고 합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자연에 반하는 게 아니며, 세상 외부에 존재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로써 보르되 박사는 다음과 같은 결론에 도달합니다. 즉 인간의 감각의 오류로 발생하는 모든 잘못이라든가 위생학이 행하는 의심스러운 조처를 어쩔 수 없이 수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입니다. 그는 이렇게 말하면서 자신의 회의주의의 시각에 경악을 금치 못합니다. 「연속되는 대화」는 이로써 끝이 납니다.
10. 상상력을 통한 새로움의 발견 그리고 학문적 상대주의: 디드로는 발표를 염두에 두고 『달랑베르와 디드로 사이의 대화』를 집필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는 자신의 평소의 관점을 철학적으로 학문적으로 기술할 필요성을 느꼈던 것입니다. 디드로는 학문의 개별적 사항에 관해 시시콜콜 이의제기를 하지 않았으며, 그렇다고 해서 모든 것을 추상적 총론으로 치부하지도 않았습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자연에 반하는 게 아니며, 세상 외부에 존재할 수 없다.”는 디드로의 입장은 이후의 학문의 발전 특히 상대주의의 시각을 선취하는 것이었습니다. 디드로는 자신의 성찰로써 미래를 선취하는 놀라운 상상을 비유와 비교를 통해서 도출해내려고 했습니다. 그것은 아직 발설되지 않은 사항으로서 딱딱하고 무미건조한 학술 논문과는 다른 흥미로움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다른 등장인물들의 일반 사람들의 편견 내지 희망 없는 변증법적 반론은 보르되 박사 (디드로의 대변인)의 주장을 더욱 돋보이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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